병신년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丙申)은 육십간지 중 33번째이다. '병'은 적이므로 '빨간원숭이의 해'이다. 납음은 산하화(山下火)이다.
천간(
십천간의 병(丙)이 상징하는 붉은색과 십이지신의 신(申)이 상징하는 동물인 원숭이가 더해져 '붉은 원숭이 해'다. 예로부터 '간사스럽다' '요망스럽다' 등의 나쁜 이미지나 '동작이 날쌔고 빠르다'라는 의미로 '잔나비띠'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 동물로 장수를 상징하며 자식을 끔찍이 보살피고 부부간 애정이 극진한 성품을 지녔다.
오행이 상징하는 오방색 중에서 병과 정은 빨강을 의미하기 때문에 2016년 원숭이해에 태어난 아이는 ‘붉은 원숭이띠’라 부르기도 한다.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이다. 무리 지어 단체 생활을 하며 사회적인 조직 체계를 갖추고 생활한다. 서열 싸움을 통해 무리 중 가장 힘센 수컷이 우두머리가 되며, 상명하복 체계가 분명하다. 우두머리는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싸움을 중재하고 다른 종족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며 무리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기력이 쇠약해지고 서열 싸움에서 밀리면 자신보다 강한 수컷에게 자리를 뺏길 뿐만 아니라 무리에서도 쫓겨난다. 원숭이 암컷은 새끼가 위험에 처하면 기꺼이 뛰어들어 새끼를 보호할 만큼 강한 모성을 보여 준다. 포옹과 털 고르기는 원숭이가 동족과 교감하는 방법이다. 특히 털 고르기는 서로의 몸에 붙어 있는 소금기를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친한 사이에서만 하는 행동이며 친근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싸움에 졌을 때 털 고르기를 하며 복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다.
원숭이는 ‘잔나비’라고 불리기도 한다.‘잔나비’라는 말은 원숭이를 의미하는 고유어 ‘납’과 빠른 행동을 나타내는 ‘재다’를 더한 단어 ‘잰나비’가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원숭이는 십이지 가운데 아홉 번째 동물로, 지혜롭고 날쌘 동물로 여겨진다. 옛 선조들은 원숭이 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주가 많고 총명하다고 여겼다. 밝은 성격에 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또한 활동적이고 사교적이어서 개인보다는 무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나라에서 원숭이는 특별한 존재였다. 원숭이의 모성이 드러난 고려청자 '원숭이 모자 원형수적', 궁궐 지붕 위에 올린 원숭이 조각을 집안에 두면 가장이 승진한다거나 재앙을 막아준다는 주술적 의미, 재치가 넘치는 동물로 소개된 가면극과 회화 작품 등으로 추측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원숭이를 길한 동물로 여겼다. 대표적으로 「서유기」의 손오공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꾀가 많고 신통력을 익힌 영민한 인물로 그려졌다. 일본에서는 강인한 생존력과 대가족을 논할 때 원숭이를 예로 든다.
이밖에 인도의 신화 '하누마트'에서 원숭이는 변장술에 능하고 불사의 능력이 있는 신성한 신으로 등장한다. 이집트에서는 창의력과 지성을 의미하는 서기관의 신 토트를 상징한다.
원숭이는 동남아시아와 일본에 분포하고 있는 포유동물로 우리나라에는 살지 않는다. 이에 중국과 일본에서는 원숭이에 관한 신화와 문화, 많은 기록이 있지만 가운데의 위치한 우리나라는 원숭이의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신라시대 법흥왕 당시 이차돈 순교 대목의 기록이다. 「삼국유사 원종법흥 염촉멸신」에서는 '샘물이 갑자기 말라 물고기와 자라가 다투어 뛰어오르고, 곧은 나무가 부러지니 원숭이들이 떼 지어 울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제주와의 인연도 역사사료를 통해 전해진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전라도 감사에게 전지하기를 첨지중추원사 김인이 제주 목사로 있을 때 원숭이 여섯 마리를 잡아 길들이게 해, 지금의 목사 이봉에게 전해 주고 왔는데…(세종실록 16년 4월11일)'와 '제주 안무사 최해산이 원숭이와 노루 한 쌍을 바치니, 명하며 상림원에서 기르다가, 그 뒤에 인천 용류도로 옮겨 놓아줬다(세종실록 18년 윤 6월16일)' 등의 기록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제주에서도 원숭이가 살아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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