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주를 마실 때 안주가 되어도 좋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묘호인 明太祖(명태조)와 같아서 조선 초기부터 금어(禁語)로 지정되어 이름을 잃었던 명태(明太, Theragra chalcogramma)다. 명조가 멸망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新增東國輿地勝覽’(신증동국여지승람, 1531)에는 無泰魚(무태어)라 했다. 李裕元(이유원)의 ‘林下筆記’(임하필기, 1871)에는 함경도 明川(명천)에 사는 太(태) 씨 성을 가진 어부가 많이 잡았다 하여 명태라 했다 하였고, 민간설화로 함경도 등지에서 명태간으로 기름을 짜서 호롱불을 밝혔다 하여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의미로 명태라 했다고 전해지지만 실은 고려 시대부터 쓰이던 이름이라 한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하는 생선 중 하나인 까닭에 외국에서도 우리가 쓰는 명태(明太)라는 한자를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명태의 이름은 수십가지다.
명태 새끼를 말린 노가리와 코를 꿰어 반쯤 말린 코다리 그리고 북방에서 많이 잡힌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북어(北魚)를 제외하면 주로 ‘~태’가 붙는다. 가공하지 않은 생물인 생태를 비롯하여, 겨울에 잡아서 얼린 동태, 말린 건태, 얼리고 말리는 것을 반복해 속이 누런 황태, 하얀 백태, 말리다 겉이 검게 변해버린 먹태(흑태), 바닷가 바람에 말린 바람태, 딱딱하게 말린 깡태(딱딱이태), 술안주로 짝짝 찢어 놓은 짝태, 덕장에서 떨어져 상품 가치가 떨어진 낙태, 산란하고 나서 잡힌 꺽태, 그물로 잡은 망태, 계절별로 춘태, 하태, 추태 등등... 이름이 많기도 하다.
명태는 예로부터 제사와 고사, 전통혼례 등 관혼상제(冠婚喪祭)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으로 여겨졌다. 얼큰한 매운탕, 맑은 찌개, 조림과 강정, 구이와 찜, 전과 튀김 요리에 쓰인다. 생태탕과 동태탕을 비롯하여 황태사골해장국, 북엇국, 북어찜, 코다리양념구이, 코다리강정, 명태달걀찜, 명태만두, 어글탕, 명태털래기, 북어간납구이, 건이리무왁저지, 명태카나페에 이르기까지 요리 이름도 다양하다.
활용도도 좋아 살코기와 이리는 국이나 찌개, 콜라겐이 많은 껍질은 묵이나 편육,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아가미는 아가미젓으로 그 인기가 높다.
명태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 불리는 대구과 물고기로 한류성 어종이다. 대구와 생김새가 비슷하나 대구보다 홀쭉하고 길쭉한 모습을 지닌다. 아래턱이 앞쪽으로 돌출된 명태는 위턱이 돌출되고 아래턱에 수염이 있는 대구와는 다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러시아, 일본의 주요 수산물로 주낙이나 그물을 이용해 잡고 연중 대부분의 시기에 포획이 이뤄졌다. 동해에서 27만 톤 이상 잡히던 명태는 1981년에는 14만 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연평균 2톤가량의 어획량을 기록하다가 이제 우리 해역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고 베링해와 알래스카 등 먼바다 생선이 되어 아쉽기만 하다.
우리나라 연안의 명태를 현상금까지 걸고 찾았다. 얼마 전에는 인공부화에 성공하여 새끼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백성의 물고기, 국민 생선인 명태가 어서 빨리 동해바다 나타나는 명태의 귀환이 기다려진다.
명태는 1966년 동물시리즈 두 번째로 열목어, 참조기와 함께 어류를 대표하여 우표에 담겼다.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아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허허허
명태 허허허 ...
양명문 시, 변훈 곡
내 고장 군산엔 요즘처럼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별미인 가게 맥줏집이 여러 곳 있다. 맥주를 넣은 양동이에 얼음을 가득 채워 시원해진 얼음맥주 안주로 북어가 첫째다. 가게마다 북어를 다루는 방법이나 양념간장을 만드는데 나름 제각각 특색이 있다.
짜아짝 찢은 북어는 쇠주보다는 역시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출처; 인터넷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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