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삼국사기

제2권(券第二) 신라본기(新羅本紀) 조분(助賁) 이사금(尼師今)

7390882@hanmail.net 2019. 10. 5. 08:47

조분(助賁) 이사금(尼師今)


조분이사금(助賁尼師今)이 왕위에 올랐다. 또는 제귀(諸貴)라고도 하였다. 성은 석씨(昔氏)이고 벌휴이사금(伐休尼師今)의 손자이다. 아버지는 골정(骨正), 홀쟁(忽爭)으로도 썼다. 갈문왕(葛文王)이다. 어머니는 김씨(金氏) 옥모부인(玉帽夫人)으로 구도갈문왕(仇道葛文王)의 딸이다. 왕비는 아이혜부인(阿爾兮夫人)으로 나해왕(奈解王)의 딸이다. 이전 왕이 장차 죽을 즈음에 유언으로 사위 조분(助賁)에게 왕위를 잇도록 하였다. 왕은 키가 크고 풍채가 뛰어났으며 일을 함에 있어 명철하고 과단성 있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하였다.

원년(230)에 연충(連忠)을 이찬(伊湌)으로 삼아 군무와 국정을 맡겼다.

가을 7월에 시조묘(始祖廟)에 배알하였다.

2년(231) 가을 7월에 이찬(伊湌) 우로(于老)를 대장군(大將軍)으로 삼아 감문국(甘文國)을 토벌해 깨뜨리고 그 땅을 군(郡)으로 삼았다.

3년(232) 여름 4월에 인(倭人)이 갑자기 와서 금성(金城)을 포위하였다. 왕이 몸소 나가 싸워 적이 흩어져 도망가니 날쌘 기병을 보내어 추격하게 해서 1천여 명을 죽이거나 사로잡았다.

4년(233) 여름 4월에 큰 바람이 불어 지붕의 기와가 날아갔다.

5월에 병(倭兵)이 동쪽 변경(邉)을 노략질하였다.

가을 7월에 이찬(伊湌) 우로(于老)인(倭人)과 더불어 사도(沙道)에서 싸웠는데, 바람을 이용해 불을 놓아 배를 불태워서 적이 물 속에 뛰어들어 모두 죽었다.

6년(235) 봄 정월에 동쪽으로 순행(巡幸)하여 위로하고 진휼(撫恤, 무휼)하였다.

7년(236) 봄 2월에 골벌국왕(骨伐國王) 아음부(阿音夫)가 무리를 이끌고 항복해 오니, 집과 토지를 주어 안치하고 그 땅을 군(郡)으로 삼았다.

8년(237) 가을 8월에 누리(蝗)가 곡식을 해쳤다.

11년(240) 백제가 서쪽 변방(邉)을 침범하였다.

13년(242) 가을에 크게 풍년이 들었다. 고타군(古陀郡)에서 상서로운 벼이삭(가화, 嘉禾)을 바쳤다.

15년(244) 봄 정월에 이찬(伊湌) 우로(于老)를 서불한(舒弗邯)으로 삼아 군사에 관한 일을 겸하여 맡게 하였다.

16년(245) 겨울 10월에 고구려가 북쪽 변경(邉)을 침범하였다. 우로(于老)가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 마두책(馬頭柵)을 지켰다. 그날 밤이 몹시 추웠는데, 우로(于老)사졸들을 위로하고 몸소 장작을 피워 그들을 따뜻하게 해주니 모두 마음으로 감격하였다.

17년(246) 겨울 10월에 동남쪽에 흰 기운이 있었는데, 마치 한 필의 명주와 같았다.

11월에 서울(경도, 京都)에 지진(地震)이 일어났다.

18년(247) 여름 5월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