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달리는 기계, 자전거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가 끝난 지 11일 후 Baden(바덴)에 사는 폰 드라이스(Karl von Draise, 1785~1851, 독일)는 대공(大公) 카를1세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의 최신 발명품 ‘두 바퀴로 달리는 기계’(draisienne)의 우선권(오늘날 특허권)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인류 역사상 10대 발명품 중 하나를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드라이지네가 바로 그것이다. 동력(動力)은 온전히 사람이다. ‘인간 자동차’인 셈이다.

경제역사가 슘페터(Joseph A. Schumpeter, 1883~1950, 오스트리아)는 ‘혁신(革新)이란 항상 수요(需要)에 대한 응답이다.’라고 했다. 1812년부터 연이은 흉작으로 말 사료인 귀리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말을 이용하지 않는 이동 방식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말 없는 마차 phaeton(파에톤, 말 대신 사람의 힘으로 운행한 것으로 뒤에 탄 사람이 페달을 구르면 앞에 앉은 사람이 핸들을 잡고 방향을 조정함.)을 정밀 분석했다. 마차의 기계 장치는 너무 복잡하고 힘이 들었다. 그는 페달을 양쪽 뒷바퀴 사이에 바로 장착해 안장에 사람이 앉아서 페달을 밟으면 뒷바퀴가 움직이게 하였다. 속도는 시속 6km로 매우 느렸다. 1817년 6월에 우편마차로 4시간 걸리던 거리를 1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왕복했다. 12.8km였다. 자전거의 혁신은 던롭(John Boyd Dunlop, 아일랜드)이 1887년에 발명한 ‘공기 타이어’였다. 비로소 낮은 차체의 자전거가 승차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자전거 타기는 체력 보강에 많은 이점이 있다. 걷기운동의 2배에 달하는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리 근육의 발달로 체력이 강화되며 심폐 지구력과 전신 지구력이 좋아진다. 또한, 자전거 타기는 산소량을 증가시켜 폐활량 증가와 심폐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자전거를 타면 좌, 우 근육이 골고루 발달해 균형감각에도 좋고 집중력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무릎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오래 타다 보면 무릎 관절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지속적인 구부정한 자세는 목과 허리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충돌 등의 사고로 손목 인대 파열이나 어깨 탈구, 머리 부상 따위를 당할 수 있다.

2018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자전거의 유용성과 건강, 환경친화적인 면을 널리 알리기 위해 6월 3일을 '세계 자전거의 날'(World Bicycle Day)로 선포했다. 총회는 200년 이상 사용된 자전거의 독창성·지속성·다용성을 언급하면서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이며 건강에 도움 되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선 2010년에 4월은 자전거를 즐기기에 좋은 달이고, 22일은 자전거의 앞뒤 2개의 바퀴를 상징하는 날이기에 4월 22일을 ‘자전거의 날’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심각한 교통·환경문제에 대한 대처, 국민의 건강 증진과 근검절약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자전거 이용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제정이다.

자전거가 우표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68년 제19회 멕시코올림픽 경기 우표에 담긴 자전거 경기 연쇄우표다. 1985년에는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사이클경기 부가금 우표를 발행했다. 2009년에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로 BMX(Bicycle Motocross)를 우표에 담았다. BMX는 직경 20인치짜리 바퀴가 장착된 자전거를 타고 장애물을 이용하여 묘기를 펼치거나 경주를 즐기는 스포츠다. BMX 프리스타일은 라이더와 자전거가 마치 한 몸이 되어 공중에서 손을 떼거나 회전하고 핸들을 돌리는 따위의 묘기로 보는 이를 아찔하게 만드는데 다른 익스트림 스포츠에 비해 상당히 위험한 종목으로 그만큼 그 스릴도 커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BMX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2001년에는 남과 북이 자전거의 양 바퀴가 되어 나가는 모습으로 남북통일을 형상화한 우표가 발행되었다. 우표디자인 공모전에서 2014년에는 에너지 절약 공모전에 ‘자전거 타기’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푸른 숲과 꽃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환경으로 가꾸어지게 되는 메시지를 전했고, 2018년에는 함께하는 다문화 사회 공모전에서 ‘모두 하나 되는 자전거’로 피부, 성별, 생김새가 각기 다른 남녀가 다인승 자전거에 올라 호흡을 맞춰 달려가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조화를 이뤄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담아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참고문헌]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2019, 한스 메르 하르트 레싱, 아날로그, 231p. 출처. 인터넷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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