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 보물2135호
소 재 지;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71(방이동 88-20) 한성백제박물관
「서울 영국사지(寧國寺址) 출토(出土) 의식공양구(儀式供養具) 일괄」은 조선시대 유학자 조광조(趙光祖, 1482∼1519)를 기리기 위해 세운 도봉서원(道峯書院)의 중심 건물지로 추정되는 제5호 건물지의 기단 아래에서 2012년 수습된 것으로, 금동금강저 1건 1점, 금동금강령 1건 1점, 청동현향로 1건 1점, 청동향합 1건 1점, 청동숟가락 3건 3점, 청동굽다리그릇 1건 1점, 청동유개호 1건 1점, 청동동이 1건 1점 등 총 10건 10점이다. 이후 2017년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도중 고려 초기 고승 혜거국사(慧炬國師) 홍소(弘炤, 899∼974)의 비석(碑石) 파편이 발견되었고, 비문의 내용 중 ‘견주도봉산영국사(見州道峯山寧國寺)’라는 명문이 판독됨에 따라 이 지역이 ‘영국사(寧國寺)’의 터였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로써 도봉서원(道峯書院)이 고려시대 영국사(寧國寺) 터에 건립된 사실과 발굴지에서 수습된 금속공예품은 바로 영국사에서 사용한 고려시대 불교의식용 공예품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조광조(趙光祖)는 조선 중기 관료이자 유학자로, 사회정치 개혁을 주도했으나, 훈구파(勳舊派, 조선 초기 각종 정변에서 공을 세워 높은 벼슬을 해 오던 관료층)의 반발을 사 사사(賜死)되었으며, 이후 선조(宣祖) 때 명예가 복권되어 영의정에 추증되고 문묘에 배향되었다. 처음 발굴된 금속공예품은 총 67건 79점이었으나, 이 중 조형성, 공예적 기법이 우수하거나 크기가 크고 대표적인 유물(금강저, 금강령, 청동유개호), 유물이 담겨 명확한 출토정황을 증명해주는 유물(청동동이), 명문이 있어 편년기준이 되는 유물(청동현향로, 청동향합, 대부완), 의식공양구 세트(숟가락 3건) 등 일정한 의의가 있는 유물 10건 10점은 ‘서울 영국사터(寧國寺址) 출토(出土) 의식공양구(儀式供養具) 일괄’의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 가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유물 중 현향로, 향합, 숟가락, 굽다리접시 등의 명문을 통해 유물의 사용처와 사용 방식, 중량, 제작시기, 시주자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릇의 굽다리에 새겨진 ‘계림공시(雞林公施, 계림공이 시주함)’라는 명문은 1077년∼1095년 사이에 내려준 ‘계림공(雞林公)’의 작위명을 통해 고려 숙종(肅宗, 1054∼1105)이 시주한 사실을 알 수 있어 출토유물의 시대적 편년과 더불어 고려왕실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본 유물들은 출토지가 확실하고 영국사(寧國寺)에서 사용하였다가 일괄로 퇴장(退藏, 특별한 목적으로 매납함)된 유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기물의 용도나 의례적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서 학술적인 의미도 매우 크다. 불교의식구인 금강저와 금강령은 완형의 세트로 발견되었는데, 주조기술이 정밀하고 세부 조형도 탁월해 지금까지 알려진 금강저와 금강령 중 가장 완성도 높은 금속공예품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금강령의 탁설((鐸舌, 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방울 속에 둔 단단한 물건)이나 사리공(舍利孔)의 존재는 국내 유일한 사례이자, 금강령의 몸체 상단에 새긴 오대명왕(五大明王)과 하단의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및 사천왕(四天王) 등 11존상의 배치 또한 그동안 보기 드문 희귀한 사례로서 우리나라 밀교(密敎) 법구에 대한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사지(寧國寺址) 출토(出土) 의식공양구(儀式供養具)는 고려시대의 수준 높은 금속 공예기법과 불교의례와 공양의식에 사용했던 다양한 금속기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불교공예사적, 불교의례사적 의의가 크다. 아울러 도봉산 영국사(寧國寺址)라는 출토지가 분명하고, 고려시대 왕실 관련 밀교 법구로서 원형을 갖고 있으며, 금강령에 조각된 11존상의 조형예술적 특성도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금강저(金剛杵)는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불교 용구의 하나아다. ‘저(杵, 몽둥이)’는 고대 인도에서 사용한 무기 중 하나로, 이 무기를 불교의 법구(法具)로 차용해 사악한 무리를 막는 지물(持物) 또는 수행의 도구로 사용하게 되었다. 금강령(金剛鈴)은 부처를 기쁘게 하고, 보살을 불러 중생들을 깨우치기 위해 사용하는 불교 의식구 중 하나이다. 현향로(懸香爐)는 불교의식을 행하는 장소에 사용하는 의례용 용구로서, 걸어둘 수 있도록 밑이 둥글고 손잡이가 달린 형태이다. 오대명왕(五大明王)은 불교의 종파인 밀교(密敎)에서 숭상하는 다섯 명왕(明王)으로, 중앙의 부동명왕(不動明王), 동방의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남방의 군다리명왕(軍茶利明王), 서방의 대위덕명왕(大威德明王), 북방의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을 일컬어 진다.
출처;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