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소나무

 

소나무(松, Pinus densiflora S. et Z.)는 솔나무, 송목(松木), 적송, 육송, 해송, 금송, 청송 등으로 부르며, 높고 굵게 자라는 침엽상록수로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다.

본래 소나무는 민족수라고 일컬어지기도 했다. 옛사람은 소나무로 지어진 집 안방에서 태어나, 소나무 곁에서 살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속에 들어가 묻혔다. 그만큼 우리와 친숙한 정신적 나무가 소나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애국가 2절에도 나온다. 북한 역시 ‘민족의 억센 기상과 강인한 의지를 상징하는 나무이면서, 한반도 어디서든 자라며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2015년에 나라를 대표하는 나무(國樹)로 소나무를 지정했다고 한다.

소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갖고, 바위틈에서도 자랄 만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도 사랑받아 왕실 그림이나 산수화, 민화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학(鶴)과 함께 그려져 고귀함과 장수와 불멸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산과 어우러진 모습은 한국의 풍경미를 강조한다.

소나무의 견고함과 내구성 때문에 한옥의 기둥이나 대들보, 기와집의 주요 구조물로 쓴다. 궁궐에 쓰이는 금강송(金剛松)은 그 중 으뜸이다. 경관적 가치도 높은 편이다. 궁궐과 능(陵), 사찰을 비롯한 아파트, 병원, 공공건물 등 어디나 조경수로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근한 나무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 시나 노래 속에서도 소나무는 흔히 등장한다. 소나무는 한국 예술에서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가치를 대변하는 상징적 존재다. 소나무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과 동시에 한국인의 끈질긴 생명력을 표현한다.

민족의 나무라 할 수 있을 만큼 산림청 수종 선호도 조사(1991~2023년)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나무 중 단연 으뜸(百木之長)이었다. 그 뒤를 은행나무, 단풍나무 그리고 느티나무가 순위에 올랐다.

소나무는 1965년 식물시리즈 중 하나로 우표에 담긴 것을 시작으로 우표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식물 중 하나다. 1993년 정이품송(正二品松, 천연기념물 103호)이 우표로 발행되고, 2004년에는 속껍질에서 적갈색 염료를 얻을 수 있는 염료식물로 소나무를 소개했다. 2010년에는 한국의 명목으로 괴산 삼송리 소나무(천연기념물 290호), 제주 산천단 곰솔군(천연기념물 160호)과 하동 축지리 문암송(천연기념물 491호)을 우표에 담았다.

소나무는 단순한 식물을 넘어 한국인의 문화, 정신, 그리고 삶에 깊이 뿌리내렸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 땅 구석구석을 장식하며, 한국인의 강인한 정신과 조화로운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나무가 소나무다.

쓸쓸한 가을날이나 눈보라 치는 날에도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네 빛

동요 ‘소나무야’ 중에서


[참고문헌] 한국인과 소나무, 2024, 배재수 외 5인, 수문출판사 출처. 인터넷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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