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무형유산, 2013년)
김장은 길고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는 한국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월동 준비이다. 늦가을 김장철이 되면 가족이나 친족,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다함께 모여 김장을 하고 김장김치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김장은 사회적 나눔, 구성원 간 협력 증진, 김장문화 전승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고 특히 지역의 차이, 사회·경제적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포괄한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 전역에서 행해지는 김장의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의 이규보(1168~1241)가 쓴 시에 ‘무를 장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으로 김장에 언급되었고, 지금과 같이 김치를 초겨울에 김장한 기록은 19세기 문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한국 사람들은 주변의 자연환경에 가장 잘 맞는 김장 방식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왔으며 김장의 구체적인 방식과 재료는 여러 대에 걸쳐 전승되고,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김장은 계절별로 해야 할 일이 있는, 1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봄에는 각 가정에서 새우젓, 멸치젓 등 다양한 해산물 젓갈을 준비한다. 여름에는 천일염을 구비해 놓고, 늦여름에는 고추를 말려 고춧가루를 빻아 놓는다. 늦은 가을과 초겨울 김장철이 되면 지역 공동체는 다함께 모여 해당 지역의 모든 가구가 길고 추운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김장은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한국들이 이웃과 나눔의 정을 실천하며, 결속을 촉진하고 한국인들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준다는 점과 비슷한 천연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식습관을 가진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들 간의 대화를 촉진함으로써 무형유산의 가시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만장일치로 (2013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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