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청용의 해 

 

 

갑진년은 10개의 천간과  12개 지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육십 간지 조합에서 41번째로 푸른색의  ‘갑(甲)’과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만나  “청룡[靑龍]”을 의미, “푸른 청룡의 해”입니다.

 

예로부터 상상의 동물인 용(龍)은  요사(妖邪)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와  수호(守護)의 능력을 갖춘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져  왕실은 위엄과 권위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일반인은 영험한 동물로 인식했습니다.

 

옛사람들은 비와 물을 다스리는 강력한 힘에 주목해왔다.

용은 큰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 살면서 비와 바람을 일으켜 비를 내리게 하는 수신(水神)으로 여겨져 왔다.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 '미르' 역시 물과 관련이 있다.

 

옛 선조들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용에게 비를 내리길 기원했다. ‘삼국유사’엔 “용의 그림을 그려 넣고 비를 빌었다”는 기록이, ‘고려사’엔 “흙으로 용상을 만들어 놓고 무당들에게 비를 빌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반 민가에선 이름에 ‘용’자가 들어간 지형지물에서 기우제를 지내거나 다양한 주술적인 방법으로 비를 빌었다. 

 

중국 위(魏)나라 장읍(張揖)이 편찬한 자전(字典) ‘광아(廣雅)’엔 용의 모습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

 

 

용은 우주 만물의 질서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지면서 제왕(帝王)의 권력을 상징하는 동물로 쓰이기도 했다. 그래서 임금을 나타내는 말에는 용(龍)이라는 글자가 쓰였는데, 예컨대 임금의 얼굴은 용안(龍顔), 임금이 앉는 자리는 용상(龍床), 임금이 타는 수레나 가마는 용여(龍輿)·용가(龍駕)라고 불렀다. 임금이 입는 옷은 용포(龍袍), 임금의 지위는 용위(龍位)라고 했다.

 

용 가운데에서도 중앙을 나타내는 황룡(黃龍)이 제왕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였고, 왕실의 건물이나 의복, 용품 등에는 황룡이 그려졌다. 그런데 신분에 따라 발톱의 개수를 다르게 하기도 했는데, 제왕은 발톱이 다섯 개인 오조룡(五爪龍)을, 태자나 제후왕은 발톱이 네 개인 사조룡(四爪龍)을, 세손(世孫)은 발톱이 세 개인 삼조룡(三爪龍)을 써서 구분하기도 했다.

 

용의 신통한 능력은 용이 지니고 있는 여의주(如意珠)에서 비롯되어, 사람도 여의주를 얻으면 용처럼 온갖 신통력을 부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민간에서 용은 물을 관장하는 수신이자 풍파와 물고기들을 다스리는 바다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마을마다 우물이나 샘에 용신이 거주한다고 여기고 용왕굿이나 용신제(龍神祭)를 지냈다. 물이 풍부한 연못이나 우물은 용못(龍沼)이나 용우물(龍井)이라고 불렸으며, 임신을 기원하며 음력 정월 보름에 새벽 일찍 남보다 먼저 우물의 물을 떠다 먹으려 하는 ‘용알뜨기’의 풍습도 있었다. 그리고 겨울에 연못의 얼음이 깨지는 방향으로 다음해 농사를 점치는 ‘용경(龍耕)’의 풍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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