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와 기의 시초[形氣之始]


『건착도(乾鑿度)』에는 “하늘에서는 형체가 건(乾)에서 나오는데 이에는 태역(太易), 태초(太初), 태시(太始), 태소(太素)가 있다. 태역은 아직 기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고 태초는 기가 나타난 시초이며 태시는 형체가 나타난 시초이고 태소는 물질의 시초이다. 형체와 기가 이미 갖추어진 뒤에는 아가 되는데 아란 것은 피로한 것이고 피로한 것은 병인데 병이 여기에서 생긴다. 사람은 태역으로부터 생기고 병은 태소로부터 생긴다”고 씌어 있다.
○ 『참동계(參同契)』의 주해에는 형체와 기가 다 갖추어지지 못한 것을 홍몽(鴻濛)이라고 하였고 형체와 기가 갖추어졌으나 갈라지지 않은 것은 혼륜(混淪)이라고 하였다. 『주역』에는 “역에는 태극(太極)이 있어 이것이 양의(兩儀)를 생기게 한다”고 씌어 있다. 역은 홍몽과 같으며 태극은 혼륜과 같다. 건곤(乾坤)은 태극이 변화된 것인데 합하면 태극이 되고 갈라지면 건곤이 된다. 때문에 건과 곤이 합한 것을 혼륜이라 하며 건과 곤을 갈라서 말할 때에는 천지(天地)라고 한다. 열자(列子)가 말하기를 태초는 기의 시초이고 태시는 형체의 시초라고 하였으니 이것도 역시 유사한 말이다.
[註] 형체와 기의 시초[形氣之始] : 이 내용은 기원전 5~4세기에 열자가 처음 우주만물의 형체가 형성되는 초기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말한 것인데 막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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