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권(卷第二十六) 백제본기(百濟本紀) 문주왕(文周王)

제26권(卷第二十六)

백제본기(百濟本紀) 제4(第四)

문주왕(文周王)·삼근왕(三斤王)·동성왕(東城王)·무령왕(武寧王)·성왕(聖王)

문주왕(文周王)

문주왕(文周王)은 개로왕(蓋鹵王)의 아들이다. 문주(汶州)로도 쓴다. 처음에 비유왕(毗有王)이 죽고 개로(蓋鹵)가 왕위를 계승하였을 때 문주(文周)가 그를 보좌하여 직위가 상좌평(上佐平)에 이르렀다. 개로왕(蓋鹵王) 재위 21년에 고구려가 침입하여 한성을 포위하였다. 개로(蓋鹵)가 성을 막고 굳게 수비하면서 문주(文周)를 신라에 보내 구원을 요청토록 하였다. 그는 구원병 1만 명을 얻어 돌아왔다. 고구려 군사는 비록 물러갔으나 성이 파괴되고 왕이 사망하여서 문주(文周)가 마침내 왕위에 올랐다. 그의 성격은 우유부단하였으나, 또한 백성을 사랑하였으므로 백성들도 그를 사랑하였다.

원년 겨울 10월에 웅진(熊津)으로 도읍을 옮겼다.

2년 봄 2월에 대두산성(大豆山城)을 수축하고 이곳으로 한강 이북의 민가를 옮겼다.

3월에 송(宋)나라에 사신을 보내 예방하려 하였으나 고구려가 길을 막았으므로 되돌아왔다.

여름 4월에 탐라국(躭羅國)에서 토산물을 바쳐오자 왕이 기뻐하여 그 사신을 은솔(恩率)로 임명하였다.

가을 8월에 해구(解仇)를 병관좌평(兵官佐平)으로 임명하였다.

3년 봄 2월에 궁실을 중수하였다.

여름 4월에 왕의 아우 곤지(昆支)를 내신좌평(内臣佐平)으로 임명하고, 맏아들 삼근(三斤)을 태자로 책봉하였다.

5월에 흑룡(黑龍)이 웅진(熊津)에 나타났다.

가을 7월에 내신좌평(内臣佐平) 곤지(昆支)가 사망하였다.

가을 8월에 병관좌평(兵官佐平) 해구(解仇)가 마음대로 권력을 행사하여, 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며, 임금을 경시하였으나 왕이 이를 제어하지 못하였다.

9월 왕이 사냥하기 위하여 나갔다가 외부에서 묵었는데, 해구(解仇)가 도적으로 하여금 그를 해치게 하여, 왕이 마침내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