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국보346호
소 재 지;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85(치인리 10) 해인사
「합천 해인사(海印寺)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화기(불화 하단에 제작 연대, 봉안 장소, 제작 목적, 시주자, 제작자 명단 등을 적은 것)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29년(조선 영조 5)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義謙)을 비롯, 여성(汝性), 행종(幸宗), 민희(敏熙), 말인(抹仁), 만연(萬演), 지원(智元), 범안(椘眼), 도현(道玄) 등 제작 화승(불화를 전문적으로 그리거나 회화 작업에 종사하는 승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이다.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석가여래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하였는데, 가운데 석가여래는 크게 부각하고 그 외 도상들은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갈수록 작게 그려 상승감 있게 표현하였다. 길이 334㎝, 폭 240㎝이다. 이 그림은 본존인 석가불을 중심으로 주변에 여러 무리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영산회상의 법회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였다.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하단에서부터 상단에 이르기까지의 권속들은 4구의 사천왕과 26구의 보살무리, 아난·가섭존자, 50나한, 팔부중과 기타 여러 신들, 144분에 이르는 분신불과 12분의 타방불 등 모두 240여구에 달할 정도로 대집단을 이루며 화면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중앙에 있는 석가는 손가락을 땅으로 향하게 하여 마귀를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항마촉지인의 손모양을 하고 앉아 있다. 다른 무리들에 비해 유난히 신체가 크며, 떡 벌어진 어깨로 인해 보는 이를 압도하는 듯하지만 둥근 얼굴과 엷은 미소로 부드러움과 넉넉함도 느끼게 한다. 화면 하단에 마련된 붉은 바탕의 화기란에 수화승 의겸(義謙)을 편수나 양공, 화원이란 직함 대신 붓의 신선인 ‘호선(毫仙)’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했던 것에 걸맞게 세밀한 표현이 돋보이는 불화이다. 의겸(義謙)은 18세기 조계산과 지리산을 거점으로 전라・경상도 지역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화승이다. 해인사(海印寺)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의겸(義謙)이 적어도 영산회상도를 5점 이상, 괘불을 2점 조성한 후 제작한 작품으로 대형 불화 제작 기량이 축적된 상태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해인사 (海印寺)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조선 후기 불화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여래의 육계, 제자들의 얼굴 표현, 그리고 세부 문양에서 조선 전기 불화의 전통이 확인된다. 또한 불・보살의 얼굴과 신체를 금니로 칠하고 불・보살을 포함해 모든 존상의 복식 문양을 가는 금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하여 화려함을 더하였다. 이처럼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화면과 존상 구성, 불・보살을 비롯한 각 존상의 묘사, 세부 표현에 있어서 화격과 예술성이 뛰어나다.
출처.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