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와 젖소부인

한의과대학 소아과 시험에 모유(母乳)와 분유(粉乳)의 장단점을 설명하라는 문제가 있었다.
모유는 분유에 비해 휴대가 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경제적이며, 엄마와 아기가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고, 일일이 젖병이나 꼭지를 소독할 필요가 없어 위생적이라는 등등의 답을 대부분의 학생이 적었다.

그런데 유독 한 학생이 이상한 답을 적었다. 모유가 오히려 비위생적이라고 주장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젖꼭지 하나를 가지고 여러 사람(?)이 사용하고, 특히 아침에 아기가 젖을 빨 때 젖꼭지에서 담배냄새가 나기 때문이라나...

모유는 조제분유가 모방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다.
특히 6개월 미만의 아기의 영양에 있어서 분유보다 월등하다.  
모유는 처음엔 묽고 흐리다가 다 먹어갈 즈음에는 점차 희고 농도가 진해져 아기의 식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준다. 그러나 분유는 그러한 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아기들을 과식과 비만증에 걸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 또, 모유에는 면역항체가 있어서 질병을 예방함으로 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
사망률만을 비교해보아도 분유를 먹은 아기가 사망률이 3배나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모유수유가 오히려 감소하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여자들의 직장생활도 있겠지만 비판없이 받아들인 서구의 영양법과 의료인의 무관심한 태도, 제품의 지나친 선전 등의 영향도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모유는 "성질이 평안하고 맛이 달며, 오장육부를 도우고 살결이 고와지게하고 머리털을 윤기나게 한다. 여윈 사람은 살찌고 윤택해진다.
옛날 장창(張蒼)이란 사람이 이가 없어서 젖나는 여자 10여명을 두고 매번 젖을 배불리 먹었는데, 100살이 지나도록 살면서 정승벼슬까지 하였고, 살이 박속같이 희어지고 사무를 보는 정신은 청년시절보다도 나았으며, 아들을 여럿 낳았다고 한다. 이는 젖으로 영양한 효과이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좋은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서 고민하는 산모들이 있다.
이럴 때에 동의보감에서는 돼지족발에다가 몇 가지 약재를 배합하여 사용하여 모유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젖소부인 바람났네'란 에로영화가 여성계의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아이 키우는 데는 젖소부인이 그저그만이다.

젖소처럼 유방을 드러내놓고 젖을 먹일 수 없다고 유방을 장식품처럼 달고 다니는 여성이 점차 늘어만 가는 요즈음 이런 얘기를 하는것이 얼마나 시대에 낙후된 것인 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아직도 젖을 통하여 아기에게 엄마의 정을 심어주는 그런 여성을 위하여 기꺼이 주접을 떨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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