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관음(白衣觀音)

 

바위에 풀을 들고 앉은 모습. 비구‧비구니의 몸을 상징한다.

 

백의관음의 백의는 옛날 인도 말인 산스크리트어로 pandaravasini(판다라바시니)인데 흰 옷, 흰 자리라는 뜻이다. 이는 하얀 옷을 입고 하얀 자리에 머문다는 의미이다.

 

의상(義湘 625~702) 스님은 동해안의 바닷가에 있는 바위굴에서 지극한 기도를

통해 백의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관세음보살의 지시로 동굴이 있는 곳의 언덕에

절을 세우니 그 절이 바로 지금의 낙산사다. 아무튼 의상 스님의 소문을 듣고

원효(元曉 617~686) 스님도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기 위해서 낙산사로 갔다.

 

낙산사에 다다랐을 때 근처의 논에서 벼를 베고 있는 흰옷을 입은 여인이 보였다.

원효 스님이 농담 삼아 벼를 좀 달라고 하자 여인도 농담처럼 쭉정이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농을 걸었다가 한방 먹은 원효 스님은 다시 낙산사로 향했는데, 이번에는 개울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여인을 만났다. 물론 이 여인도 흰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침 목이 마른 원효 스님이 물을 좀 달라고 하자 여인은 빨래를 행군 물을 떠 주었다. 이에 원효 스님은 그 물을 버리고 위쪽의 물의 깨끗한 물을 떠 마셨다.

 

바로 그때 근처 소나무 가지에 있던 푸른색의 새 한 마리가 좋은 음료수를 버리다니 스님은 관세음보살을 친견할 생각일랑 마시오!“라고 하고는 날아가 버렸다.

대사가 깜짝 놀라 돌아보니 흰옷을 입은 여인도 빨래도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소나무 밑에 신발 한 짝이 있어서 스님은 이를 주워 들고 낙산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의상스님이 모신 관세음보살상에 절을 하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그 발치에 신발 한 짝이 보였다. 놀란 스님이 품안의 신발을 꺼내 맞추어 보니 한 켤레였다.

오는 길에 만났던 두 여인이 관세음보살의 화신(化身)임을 알게 된 원효 스님은 마음을 가다듬고 의상 스님이 기도를 통해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던 바닷가의 동굴로 갔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갑자기 풍랑이 거세계 들이쳐서 스님은 들어갈 수 없었다. 이에 원효 스님은 크게 한 숨을 내쉬고는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는 도가 높은 고승이라고 정성이 없으면 관세음보살의 본래 모습을 만날 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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