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와관음(蓮臥觀音)
연못 속의 연꽃 위에 앉아서 합장한 모습으로 33신 중 소왕신에 해당 한다.
연와(蓮臥)는 ‘연꽃 위에 누워 있다’ 는 뜻이니 연와관음은 연꽃 위에 누워 있어야 한다.
당나라 때의 일이다.
한 무리의 도적들이 양자강가에 있는 어느 절에 침입했다.
절의 곳곳을 뒤지며 약탈하던 도적들은 중보관세음보살상을 보더니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도적들은 중보관음상에 걸려 있는 보물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마구 떼어냈다.
갖가지 보물이 떨어져 나간 중보관음상은 더 이상 중보(衆寶, 갖가지 보물) 라는 말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고도 흡족하지 않았던지, 아니면 보살의 보물을 훔쳐서 두려웠던지 도적들
중보관음상을 메고 절을 나섰다.
마침내 양자 강변에 다다른 도적들은 구령에 맞추어 강물 속으로 중보관세음보살상을 던져버렸다.
그제야 만족했는지 도적들은 한 바탕 큰 소리로 웃고 나더니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양자강변에 있는 도시인 금릉(金陵, 지금의 남경)에 반화(潘和)라는 상인이 있었는데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그는 사업을 잘 해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한 가지 질병을 앓고 있었다.
반화의 질병은 밤에 잠을 못자는 불면증이었는데 이미 오래된 고질병이 었다.
두통에 심리적인 부담감 등 남에게 말 못할 고통을 주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침을 맞아 보았지만 다 허사였던지라 반화는 더욱 불보살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하루는 절에 간 반화가 법당에서 열심히 기도하는데 비몽사몽간에 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났다. 깜짝 놀란 반화에게 관세음보살님은 양자강변의 어느 장소에 가면
자신의 법상(法像)이 버려져 있을 테니 찾아오라고 했다.
관세음보살님이 자신의 정성을 가상하게 여겨 이런 임무를 주셨다고 생각한 반화는 즉시 그 장소로 찾아 갔다.
사람들을 데리고 강변에 이른 반화가 자세히 살펴보니 물속에 잠겨 있는 관세음보살상이 보였다. 그 법상은 바로 얼마 전에 도적들이 버린 중보관세음보살상이었다.
사람들에게 법상을 건져 올리게 한 반화는 그대로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갔다.
연꽃과 호이화(虎耳花, 호랑이 귀 모양의꽃)를 사용해 연화좌대를 만든 반화는 관세음보살님의 법상을 그 위에 올려 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법상은 강물에 떠내려 오면서 이미 많이 훼손되어서 세울 수가 없었다.
반화는 하는 수 없이 법상을 옆으로 눕혀서 모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법상을 보고 연와관음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해서 연와관음을 모시게 된 반화는 밤이 되자 아주 좋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 종일 움직이고 신경을 써서 그런지 많이 피곤하다고 생각한 반화가 정신을 차린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눈을 뜬 채로 잠시 멍하게 있던 반화는 자신이 깊은 잠을 잤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난 반화는 침실 밖으로 달려 나가며 소리쳤다.
“내가 잤다, 잤어! 나도 잠들었다가 깼다고!”
반화의 외침에 모여든 가족들과 하인들은 한편으로 놀라면서 축하해주었다.
그렇게 온 집안을 돌아다니던 반화가 연와관음상 앞에 이르렀다.
반화가 보니 연꽃 위에 누워 계신 관세음보살님은 아주 편안한 표정이었다.
순간 자신의 불면증이 관세음보살님의 은덕으로 치료되었다는 생각이 든 반화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반화는 밤마다 편안하게 단잠을 잘 수 있었다.
반화의 불면증을 치료해 준 연와관음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불면증이 있거나 잠을
자도 개운치 못한 사람들이 연와관세음보살에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머리가 맑지 못한 사람들도 연와관세음보살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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