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출토 금동판불상 일괄 보물1475호
소 재 지; 경북 경주시 일정로 186(인왕동 76) 국립경주박물관
안압지(雁鴨池) 출토의 삼존불상 등 판불상 10점은 조각수법이 우수하고 상들의 표현이 사실적이며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양식적으로는 7세기 말 통일신라와 중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적인 조각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도상이나 양식면에서 일본 법륭사 헌납보물에 있는 판불들이나 법륭사 금당 서벽 아미타정토의 본존불상과도 비교된다. 둥글고 통통한 얼굴과 자연스러운 옷주름 처리에 보이는 조각의 사실적인 표현은 중국 당(唐)시대 전성기 불상양식을 반영하면서도 7세기 후반 통일신라 불교조각의 뛰어난 표현력을 잘 대변해준다. 이 10점의 상들은 하나의 삼존불상과 4보살상이 한 세트로 두 종류의 소형목제 불감과 같은 구조물에 부착되어 예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조기법 및 기량이 뛰어난 10점의 안압지(雁鴨池) 출토 판불상들은 7세기 말 통일신라 초기에 새로이 유입되는 국제적인 조각양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예들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으며, 당시 한 · 중 · 일 불교조각의 양식비교 및 전파과정과 영향관계를 파악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 작은 금동판에 불보살 등을 표현한 금동판불은 삼존상 2구와 보살독존좌상 8구이다. 형태는 거신광배(擧身光背)가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불신을 둘러싼 모습으로 0.3㎝ 가량의 두께로 조각되어 있다. 이 판불들은 7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인도의 영향을 받아 신라 특유의 양식을 이루어낸 작품들이다. 삼존상 가운데 길상좌(吉祥坐)의 불상은 소발(素髮)에 높은 육계를 하고 있으며 얼굴은 통통하고 눈은 가늘고 입술은 미소를 띤 듯하다. 법의는 통견(通肩)으로 옷주름이 곡선을 이루어 양감을 느끼게 하며 수인(手印)은 보기 드문 설법인(說法印)을 하고 있다. 양쪽의 협시보살은 본존을 향해 허리를 휜 자세를 하고 있으며 어깨에는 천의(天衣)를 걸치고 있다. 한 손은 외장(外掌)하였으며 다른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다. 연꽃 모양의 대좌는 꽃부리가 아래로 향한 형태이며 꽃잎이 매우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8구의 보살독존좌상은 연화좌에 결가부좌하고 두 손을 합장한 모습으로 삼존판불의 협시보살상과 비슷하다. 영락장식이 X자형으로 교차되어 늘어져 있고 이중의 거신광배가 보주형을 이루며 주위에는 화염무늬가 투각되어 있다. 원불상은 모두 불좌상 1구와 불입상 6구이다. 이 가운데 금동불좌상은 연화대좌와 불신이 한벌로 주조된 양식으로, 광배는 구리판을 화염무늬 모양으로 오리고 그 외곽을 점선으로 축조(蹴彫)하여 붙였다. 소발에 낮은 육계를 하였으며 미소를 띤 둥근 얼굴이다. 법의는 두꺼운 옷주름이 잡혀 있고 두 손은 마주잡고 있다. 불입상은 모두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광배가 없어지고 대좌도 3구만 남아 있다. 불상 가운데 5구는 시무외(施無畏), 여원인(與願印)을, 1구는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있다. 머리는 소발과 나발(螺髮)이 섞여 있고 얼굴은 근엄하다. 신체는 단순화하여 형식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대좌는 귀꽃이 돌출되고 팔각기단에 안상(眼像)이 투조되는 등 입체성과 장식성이 강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