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법인사 감로왕도 보물1731호
소 재 지; 경남 함양군 안의면 금성길 14(금천리 177-3) 법인사
이 감로왕도(甘露王圖)는 화기에 의하면 원래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안국암(安國庵)에 봉안하기 위하여 함양군 금대암(金臺庵)에서 제작되었다. 화면 하단 중앙의 화기에는 묵서로 된 31행의 화기가 적혀 있다. 첫머리의 ‘옹정사년병오사월일경상우도함양군방장산금대암하단정조성봉안우안국암(雍正四秊丙午四月日慶尙右道咸陽郡方丈山金臺庵下壇幀造成奉安于安國庵)’라는 기록으로 보아 이 감로탱은 1726년 함양군의 금대암(金臺庵)에서 하단탱으로 조성되어 안국암(安國庵)에 봉안되었음을 알 수 있다. 화면의 구성은 상부에 칠여래, 인로왕보살, 관음·지장보살을, 중심부에는 재단(齋壇), 아귀, 법회를 주관하는 작법승, 참여하는 후손들이, 그리고 하단에는 산불, 호랑이, 홍수 등 사람들이 죽는 다양한 모습이 표현되어 있는 등, 18세기의 일반적인 감로왕도(甘露王圖) 도상의 범주에 속하고 있다. 얼굴을 비롯한 몸체의 윤곽선과 의복 등의 묘선이 매우 섬세하며, 적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엷은 부채법과 잘 어울려 화면전체에서 부드러운 화취가 느껴진다. 더구나 칠여래 아래의 소극적인 나무 표현, 표정이 없는 듯한 아귀의 묘사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주제에 걸 맞는 강한 인상은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먹으로 표현한 영혼의 형상이 매우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이 감로왕도(甘露王圖)는 화면 아래의 화기에 의하면 1726년에 채인(彩仁), 일민(日敏), 태현(太玄) 등 세 화사에 의하여 제작되었으며, 이들은 18세기 전반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서 활동하던 의겸(義謙)의 화업에도 참여하였다. 수화승인 채인(彩仁)은 운흥사(雲興寺) 감로왕도(甘露王圖) 제작에도 참여하였기 때문인지 양자는 도상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현존 감로왕도(甘露王圖) 가운데 제작시기가 비교적 이르고, 당시의 화풍을 잘 전해주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