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4월 초파일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연등의 의미
부처님 오신 날이면 연등(燃燈)을 사찰 안팎에 내걸어 부처님오신날을 기린다. 이 연등은 어디서 유래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연꽃 모양이 가장 많은 연등은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무명(無明)의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켜는 것은 어리석음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의 광명을 밝히자는 의미다.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충만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꺼지지 않는, 가난한 여인의 등불
연등과 관련해서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존경하는 부처님을 위해 등불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구걸을 해 얻은 몇 푼의 돈으로 겨우 등과 기름을 샀다. 여인은 부처님이 지나갈 길목에다 작은 등불을 밝히고는 간절히 기원했다.

“부처님, 저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잘것없는 등불 하나를 밝혀 부처님의 크신 덕을 기리오니 이 등을 켠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도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주십시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밤이 깊어지자 등불들이 기름이 다해감에 따라 하나둘 꺼져가기 시작했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도 예외 없이 꺼졌다. 그러나 난타의 등불만은 시간이 지나도 홀로 꺼지지 않고 있었다. 나중에 부처님의 제자 아난이 이 등불에 다가가 옷깃을 흔들어 불을 끄려 했다. 하지만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주위를 비추었다. 그때 등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석가모니가 조용히 말했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가 되리라."

이 여인의 등불처럼 착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마음의 등불을 밝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빈자일등의 의미일 것이다.

불교와 연꽃
불교라 하면 연꽃이 떠오를 정도로 연꽃은 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이 된 연유는 무엇일까. 우선 연꽃은 불교의 사상과 상통하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 연꽃은 늪이나 연못의 진흙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낸다. 진흙 속에 몸을 담고 있지만 더럽혀지지 않고 자신의 청정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이는 사람의 마음은 본래 깨끗하여 비록 나쁜 환경 속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성(自性)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불교의 교리에 비유된다.

다른 꽃과 달리 연꽃은 꽃이 피는 동시에 열매를 맺는데, 이것은 모든 중생은 태어남과 동시에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고 또 성불(成佛)할 수 있다는 사상과 통한다. 고상한 기품을 지닌 모습 또한 깨달은 이의 모습에 비유된다.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게 된 데는 불교와 연관된 여러 가지 설화 속에 연꽃이 등장하고 있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석가모니 탄생 때 모친인 마야부인 주위에 오색의 연꽃이 만발해 있었고,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있을 때마다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떠받들었다는 이야기 등 연꽃과 관련된 설화가 적지 않다.

이같은 연꽃은 불교에서 구체적으로 다양하게 구현되고 있다. 불상이 연화대 위에 앉아 있는 것은 진창 속에 있더라도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청정의 세계에 있음을 상징한다. 또 관음보살이 연꽃을 손에 들고 있는데, 이는 중생이 원래 불성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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