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사(正秀師) 구빙녀(救氷女)


제40대 애장왕(哀莊王) 대, 사문(沙門, 비구) 정수(正秀)가 있었는데, 황룡사(皇龍寺)에 머물렀다. 겨울 날 눈이 깊게 쌓이고, 이미 날이 저물었다. 삼랑사(三郞寺)에서부터 돌아오면서 천엄사(天嚴寺) 대문 밖을 지나고 있었는데, 한 거지 여인(乞女)이 아이를 낳고 얼은 채로 누워 죽음이 임박해 있었다. 스님이 발견하고 불쌍히 여겨, 나아가 안으니 조금 있다가 기운을 찾았다. 이에 옷을 벗어 덮어주고, 벗은 채로 본사(夲寺)로 달려와서, 거적(苫草)으로 몸을 덮고 밤을 보냈다.

한밤중에 왕궁의 뜰에 하늘의 소리가 있으니, “황룡사(皇龍寺) 사문(沙門) 정수(正秀)를 마땅히 왕사(王師)로 봉하라.” 하였다. 이에 급히 사람을 보내어 그것을 조사하여 상세한 일을 아뢰었다. 왕은 위엄있는 몸가짐과 차림새를 준비하고, 왕궁 안으로 맞이하여, 책봉하여 국사(國師)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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