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옛날 혼기에 찬 남매가 함께 길을 가다가 비를 만나 옷이 흠뻑 젖었다.
나무밑으로 피했지만 젖은 옷이 달라붙어 거의 알몸이나 마찬가지였다.
누나의 풍만한 몸매를 보고는 동생은 이상한 성욕이 솟구쳤다.
비가 그쳐 길을 재촉하지만 동생은 죄책감 때문에 누나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먼저 가라고 한다. 동생의 이상한 태도를 보고 그 이유를 짐작한 누나는 속살이 드러난 자신의 몸을 보이지 않으려고 당황해하며 부지런히 고개를 넘어갔다.
한참 걷다가 뒤돌아보니 동생이 오지 않았다.
걱정이 된 누나는 왔던 고개마루를 가보고는 털썩 주저앉고 만다.
동생이 자신의 음경을 돌로 쳐서 피를 흘리고 죽어 있었던 것이다. 죽은 동생을 보고 슬프게 울며 『차라리 달래나 보지…』했다고 해서 그곳을 달래고개라 불렀다 한다.
이젠 완연한 봄이면 밥상에 달래, 냉이 등 봄나물이 올라온다.
달래를 보니 달래고개 설화가 떠 오른다. 물론 그 달래는 아니지만, 근데 달래와 냉이가 몸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성기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음은 몰랐으리라.
동의보감을 보면 냉이를 제채(薺菜)라고 하는데 간장의 기운을 도와주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양기를 돋운다고 하였다. 특히 냉이는 여성에게 좋은데 자궁수축작용이 있고, 자궁출혈과 생리량이 많은 증상에 지혈반응을 보이며 출산후 몸이 붓는 것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못보고 소변이 우유빛인 증상에 효과가 있다.
달래는 동의보감에 소산(小蒜) 혹은 야산(野蒜)이라고 하는데 마늘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작아서 마늘은 대산, 달래는 소산이라고 한다.
달래는 마늘처럼 맵고 뜨거워 속을 데우고 양기를 보강하 여 음욕이 일어나게 한다.
냉이와 같이 겨우내 죽지도 않는다. 냉이가 아내에게 좋다면 달래는 남편에게 더 좋다.
옛부터 아낙네들이 봄이면 달래와 냉이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는데 정력에 좋다는 것을 이미 알았던 것은 아닐까?
냉이와 달래를 밥상에 올려보라. 남편이 밤마다 춘몽을 달래려고 아내에게『달래나 보지』한다면 아마도 봄나물의 효과일 것이다.
봄나물
2015. 2. 13. 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