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간(獸姦) 변태가 아니라니
옛날 어느 가난한 사람이 암말 한 마리를 가지고 있었다.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해서 이웃에 있는 절의 중에게 그 암말을 키우게 맡겼다.
그 중은 호색했으나 여자도 없던 차에 암말을 보자 하루도 그르지 않고 그 짓을 했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의 빈대도 안 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꼭 그 꼴이었다.
그러다 보니 중은 말에게 사람의 정까지 느끼게 되었다.
그때 한 사미승이 스승이 하는 것을 보고 그 역시 말과 해보려 했으나 일이이루어지지 않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스승이 출타한 틈을 타서 사미승은 쇠붙이를 벌겋게 달구어 말의 음문을 지져버렸다.
출타에서 돌아온 중은 그런 줄도 모르고 다시 그 짓을 하려 하자 말은 또 불로 지질까봐 겁을 내며 중의 허리를 걷어 차버렸다. "요년 봐라, 내가 잠시 밖에 좀 다녀왔다고 질투를 하는구나." 하며 말의 음문을 보니 불로 지진 상처가 혹심했다.
이에 중은 즉시 말을 끌고 주인집으로 가서 몰래 나무에 매놓고 갈려고 했으나 그 아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아버님, 스님께서 말을 끌고 오셨습니다."
그말을 들은 주인은 사례를 하기 위해 나왔는데, 중은 그 일이 탄로난 줄로 짐작하고 겁을 먹어 덜덜 떨며 변명을 했다. "당신네 말의 음분은 본래 번들번들 합디다......"
말, 소, 개 등 짐승과 교합하는 것을 '수간'(獸姦)이라 하는데, 변태성욕의 일종이다. 어숙권의 <패관잡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이 출생한 해에 서울의 한 여자가 말과 닮은 머리 둘달린 아이를 낳았다고 하고, 또 말이 사람을 낳았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짐승을 신의 화신으로 믿었다.
그래서 짐승과 교합하는 것은 성스러운 행위로 여겨, 신들의 분노를 회유하고 신과 인간이 화합을 맺는 것이라 믿었다. 15세기 페르시아의 그림 중에 낙타와 수간하는 것이 있으며, 이슬람의 터부에 "메카로 가는 순례때 낙타와 교합하지 않으면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구약성경 레위기에도 "너는 짐승과 교합하여 더럽히지 말라. 여자는 짐승 앞에 서서 그것과 교접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음을 보아 수간의 역사는 오래되었다고 하겠다.
수간은 일시적인 대상(代償)행위이므로 변태성욕에서 제외시키는 정신의학자도 있다.
한방에서는 성욕을 억제하고 정기를 저장하는 처방으로 '금쇄사선단', 대봉수단, 비진환 등을사용한다.
도를 닦는 종교가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솟아오르는 성욕을 참기 힘들 때 활용하면 효과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