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과 어천절

 

개천절(開天節)과 어천절(御天節)은 한국의 전통 신화와 관련된 날로, 하늘과 인간 세상 사이 관계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은 우리 고대 역사와 신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의미와 배경에는 차이가 있다.

개천(開天)은 하늘이 열렸다는 의미로, 환웅(桓雄)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새로운 질서를 세운 것을 상징한다. 개천절은 단군신화에 기반하여 단군왕검(檀君王儉)이 기원전 2333년에 고조선을 건국한 날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10월 3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어천(御天)은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로, 한배검(단군)이 하늘로 올라가며 인간 세상과 하늘 사이의 관계가 마무리된 것을 말한다. 한배검은 상원갑자년(上元甲子年)에 인간세계에 내려와 124년 동안 교화(敎化)와 93년 동안 치화(治化)를 마치고 음력 3월 15일에 아사달(백두산)에서 다시 하늘(한울)로 올라갔다. 어천절은 음력 3월 15일로 대종교(大倧敎)의 4대 경절 중 하나다.

개천절과 어천절은 단군신화와 관련하여 단군의 地上降臨(지상강림, 하늘이 열리는 날)과 天上昇天(천상승천, 하늘로 돌아가는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나는 시작을, 다른 하나는 마무리를 상징한다. 개천절은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공식적인 국경일로 널리 알려졌고, 어천절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신화적인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천절은 개천절의 기원이 되었다.

단군은 우리 민족의 시조로, 만주와 한반도에 처음 출현한 청동기 국가 고조선을 세웠다고 일컬어진 인물이다. 고려 후기에 쓰인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 처음 나타난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서는 단군 신화에 대해 상세히 썼고, 이승휴가 쓴 제왕운기에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단군을 조명하였다.

조선시대 세종과 세조 대를 거치면서 단군은 국가 차원에서 시조로 받들어진다. 이후 성리학의 발전으로 중국의 성인 기자가 고조선에 와서 국가를 부흥시키고 유교 문화를 전수했다는 주장의 ‘箕子東來說’(기자동래설)은 단군보다 기자를 강조한다. 조선 말기가 되면서 열강의 침입에 대한 저항 의식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단군에서 찾고자 하였다. 단군을 숭배하는 대종교도 이때 만들어진다.

북한에서는 평양에 단군릉을 만들고, 고조선을 이곳에 세웠다고 하며, 평양을 성지화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북한은 「단군릉 발굴 보고」에 나오는 남녀 유골이 5천년 전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동강 문명’을 포함하여 세계 4대 문명이 아닌 5대 문명이 있었다고 말한다. 수용하기 힘든 주장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08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역사의식을 높이기 위해 국조(國祖)인 단군왕검과 우리 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에 관한 이야기를 우표에 담아 소개했다. 『삼국유사』의 건국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4장의 연쇄 우표는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왕검, 단군왕검의 탄생,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온 환웅을 소재로 하였다.

 

출처. 인터넷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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