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금살(法王禁殺)
백제(百濟) 제29대 법왕(法王)의 이름은 선(宣)인데, 혹은 효순(孝順)이라고도 한다. 개황(開皇) 10년 기미(己未, 599)에 즉위하였다. 이 해 겨울에 조서를 내려 살생(殺生)을 금하고 민가에서 기르던 매(鷹)나 새매(鸇) 따위를 놓아주게 하고 고기잡이나 사냥(漁獵)하는 도구를 불사르게 하여 일체 금지시켰다.
이듬해 경신(庚申)에는 승려 30명을 득도(度僧)케 하고, 당시의 서울인 사비성(泗沘城) 지금의 부여(扶餘)에 왕흥사(王興寺)를 세우게 하여 겨우 기초를 세우다가 승하하였다. 무왕(武王)이 왕위를 계승하여 아버지가 닦은 터에 아들은 집을 지어 수십 년(數紀)을 지나서 완성했는데, 그 절은 또한 미륵사(弥勒寺)라고도 한다. 산을 등지고 물에 임했으며 꽃나무(花木)가 수려하여 사시(四時)의 아름다움을 구비하였다. 왕은 항상 배를 타고 물을 따라 절에 가서 그 경치의 장려함을 구경하였다. 고기(古記)의 기록과는 조금 다르다. 무왕(武王)은 가난한 어머니가 못의 용(池龍)과 관계하여 낳았는데, 어릴 때의 이름은 서여(薯蕷)이고, 즉위한 후 시호(諡號)를 무왕(武王)이라고 하였다. 처음에 왕비(王妃)와 함께 창건하였다.
찬(讚)하여 말한다.
짐승들 보호하니 그 은혜 천 산에 미쳤고(詔寬䎉狘千丘惠)
가축이나 물고기에까지 어진 덕택 흡족하네(澤洽豚魚四海仁)
덧없이 가신 성군이라고 말하지 말라(莫噵聖君輕下世)
상방 도솔천엔 꽃피는 봄 한창이라네(上方兜率正芳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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