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 국보347호
소 재 지; 경북 김천시 대항면 북암길 89(운수리 216) 직지사
「김천 직지사(直指寺) 석가여래삼불회도(釋迦如來三佛會圖)」는 수화승 세관(世冠)을 비롯, 신각(神覺), 밀기(密機), 월인(月印) 등 10여명의 화승들이 그린 것을 염불도인(念佛道人) 진기(眞機)와 지영(智英)이 증명(證明)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뛰어난 묘사력, 안정감 있는 색감 등으로 당시 불화를 대표하는 걸작에 속한다. 증명(證明)이란 그림이 경전이나 교리의 내용에 합당한지, 또는 법대로 그려졌는지를 확인하고 감독하는 스님을 일컫는 것으로, 그림을 직접 그리는 화원(화사, 금어, 출초, 편수 등)과 구분되어 사용된다. 1744년(조선 영조 20) 완성해 직지사(直指寺) 대웅전에 봉안한 것이다. 중앙의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와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藥師如來說法圖),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阿彌陀如來說法圖) 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작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중앙에 배치된 불화는 석가가 영취산에서 여러 불·보살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이다. 화면의 중앙에 석가불이 있고 좌우에 8보살과 10대제자, 사천왕 등이 그려져 있으며 둘레에 많은 범문을 써 놓았다. 왼쪽 어깨에만 옷을 걸친 석가불은 악귀를 누르는 항마촉지인의 손모양을 하고 있다. 비교적 균형잡힌 체구와 둥근 얼굴에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머리광배와 몸광배를 세밀하게 그렸다. 왼편에 있는 약사회도(藥師會圖)는 화면의 중앙에 약합을 든 약사여래(藥師如來)가 앉아 있고 그 주위에 8대보살과 사천왕, 12신장 등이 에워싸고 있는 복잡한 구도이다. 본존불의 신체는 건장하고 당당한 모습인데 비하여 얼굴은 지극히 작은 눈과 입 등이 매우 단아하고 엄숙한 인상을 풍긴다. 이러한 모습과 등뒤의 물결무늬 원형광배, 옷의 문양표현 등이 18세기 불화의 시대적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른편의 아미타회상탱화(阿彌陀會上幀畵)는 중앙에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두고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을 비롯하여 신장상 등이 주위를 둘러싼 구도이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한 공간적 삼불회도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불화로, 괘불에 육박하는 장대한 크기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장중하게 펼쳐냈다. 이 시기 다른 화승 유파에 비해 다소 낮은 명・채도의 적・녹・청색의 설채법을 구사하고 있는데, 여러 화승들 간의 유기적인 분업과 협업을 통해 세 폭 모두 한 사람이 그린 듯 통일감이 느껴진다. 김천 직지사(直指寺) 석가여래삼불회도(釋迦如來三佛會圖) 제작에는 직지사(直指寺) 화승 외에 인근 사찰의 화승들이 다수 참여하였는데, 세 폭 하단에 있는 화기에 제작 화승과 관련된 기록이 남아 있다. 다른 불화의 화기는 화승들의 명단과 순서를 적는데 비해, 이 작품의 화기는 역할에 따라 차례를 구분하고 화승들 뒤에 소속 사찰을 병기하고 있어 화승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거대한 규모와 존상 구성 등 뛰어난 화격을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3폭 모두 사방 변아에 조상경(造像經, 불상 조성에 관한 의식과 절차를 정리한 불교 의례서)에 근거한 원형의 범자문 진언(고대 인도문자인 산스크리트 문자로 된, 불교의 진실되고 거짓이 없는 주문)을 마치 결계하듯 배치하여 상징성을 부여한 점도 주목된다. 김천 직지사(直指寺) 석가여래삼불회도(釋迦如來三佛會圖)는 현존 삼불회도 중 3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자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 예술적 가치 뿐 아니라 자료적 가치도 높다.
출처.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