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월정사(䑓山月精寺) 오류성중(五類聖衆)
절 안에 전하는 고기(古記)를 살펴보니
자장법사(慈藏法師)는 처음에 오대산(五臺)에 이르러 진신(真身)을 보려고 산기슭(山麓)에 띠집(茅屋)을 짓고 머물렀으나, 7일 동안이나 보이지 않으므로 묘범산(妙梵山)으로 가서 정암사(淨岩寺)를 세웠다. 그 후에 신효거사(信孝居士)라는 이가 있었는데, 혹은 유동보살(幼童菩薩)의 화신(化身)이라고도 한다. 집은 공주(公州)에 있었고, 어머니를 봉양하기를 순수하고 효성스럽게 하였다. 어머니는 고기가 아니면 밥을 먹지 않았으므로 거사(居士)는 고기를 구하러 산과 들로 나다니더니 길에서 학(䳽) 다섯 마리를 보고 활로 쏘았더니 그 한 마리가 깃 하나를 떨어뜨리고 가버렸다. 거사(居士)는 그 깃을 집어 눈을 가지고 사람을 보았더니 사람이 모두 짐승으로 보였다. 그래서 고기를 얻지 못하고 그로 인하여 넓적다리 살(股肉)을 베어 어머니께 드렸다. 그 뒤에 출가(出家)하여 자기 집을 내놓아 절로 삼았는데, 지금의 효가원(孝家院)이다.
거사(居士)가 경주(慶州) 지경에서 하솔(河率)에 이르러 사람을 보니 모두 사람의 형상이었다. 그로 인하여 거주할 뜻이 있어 길에서 늙은 부인(老婦)을 보고 살 만한 곳을 물었더니, 부인이 말하기를, “서쪽 고개를 지나면 북쪽으로 향한 골짜기가 있는데 살 만합니다.”라고 하고는 말을 마치자 자취가 없어졌다. 거사(居士)는 관음보살(觀音)의 교시인 것을 알고, 이에 성오평(省烏坪)을 지나 자장(慈藏)이 처음에 띠집을 지은 곳으로 들어가 살았다. 갑자기 다섯 비구(五比丘)가 와서 말하기를, “그대가 가지고 온 가사(袈裟) 한 폭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하였다. 거사(居士)가 어리둥절해하니 비구(比丘)가 말하기를, “그대가 집어서 사람을 보던 깃이 그것이요.”라고 하였다. 거사(居士)는 이에 내주었다. 비구(比丘)가 그 깃을 가사(袈裟)의 빠진 폭 안에 넣으니 서로 꼭 들어맞았다. 그것은 깃이 아니고 베였다. 거사(居士)는 다섯 비구(比丘)와 헤어진 뒤에야 비로소 이들이 다섯 성중(五類聖衆)의 화신(化身)임을 알았다.
이 월정사(月精寺)에는 자장(慈藏)이 처음에 띠집을 짓고, 다음 신효거사(信孝居士)가 와서 살았고, 그 다음에 범일(梵日)의 문인(門人) 신의두타(信義頭阤)가 와서 암자를 세우고 살았다. 그 후 수다사(水多寺)의 장로(長老) 유연(有緣)이 와서 살아, 점차 큰 절을 이루었다. 절의 다섯 성중(五類聖衆)과 9층 석탑(九層石塔)은 모두 성자의 자취이다. 땅을 자세히 보는 사람(相地者)이 말하기를, “국내의 명산(名山) 중에서 이 땅이 가장 좋은 땅이므로 불법(佛法)이 길이 흥할 곳이다.라고 하였다.
'세상사는 이야기 > 삼국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탑상(塔像) 천룡사(天龍寺) (0) | 2019.07.20 |
---|---|
탑상(塔像) 남월산(南月山) (0) | 2019.07.20 |
탑상(塔像) 명주(溟州) 오대산(五䑓山) 보질도(寶叱徒) 태자전기(太子傳記) (0) | 2019.07.18 |
탑상(塔像) 대산 오만진신(䑓山五萬真身) (0) | 2019.07.17 |
탑상(塔像) 어산불영(魚山佛影) (0) | 201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