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권(券) 

흥법(興法) 제3(第三)

순도조려(順道肇麗)

도공(道公, 순도) 다음에 또 법심(法深), 의연(義淵), 담엄(曇嚴)의 무리가 서로 계속 불교(佛敎)를 일으켰다. 그러나 고전(古傳)에는 기록(記錄)이 없으므로 지금 여기서는 함부로 순서에 넣어 편찬하지 않는다. 승전(僧傳)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고구려본기(高麗本記)≫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소수림왕(小獸林王) 즉위 2년 임신(壬申, 372), 즉 동진(東晉) 함안(咸安) 2년이고, 효무제(孝武帝) 즉위년에 전진(前秦)의 부견(符堅)이 사신과 승려 순도(順道)를 시켜 불상(佛像)과 경문(經文)을 보내왔다. 당시에 부견(符堅)은 관중(關中), 즉 장안(長安)에 도읍하였다.
또 4년 갑술(甲戌, 374)아도(阿道)가 진(晉)에서 왔다. 이듬해 을해(乙亥. 375) 2월에 초문사(肖門寺)를 창건하여 순도(順道)를 머물게 하고, 또 이불란사(伊弗蘭寺)를 창건하여 아도(阿道)를 있게 하였다. 이것이 고구려(高麗) 불교의 시작이다.
승전(僧傳)≫에 순도(順道)아도(阿道)(魏)나라에서 왔다고 한 것은 잘못이다. 확실히 그들은 전진(前秦)에서 왔다. 또 초문사(肖門寺)는 지금의 흥국사(興國), 이불란사(伊弗蘭寺)는 지금의 흥복사(興福)라고 한 것도 역시 잘못이다.
살펴보면, 고구려(高麗) 때의 도읍은 안시성(安市城), 일명 안정홀(安丁忽)로서 요수(遼水)의 북쪽에 위치해 있었고, 요수(遼水)는 일명 압록(鴨淥)으로 지금은 안민강(安民江)이라고 한다. 송경(松京)의 흥국사(興國寺)의 이름이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찬(讚)하여 말한다.
압록강에 봄 깊어 물가의 풀빛 고운데(鴨渌春深渚草鮮)
백사장에 갈매기 한가롭게 졸다가(白沙鷗鷺等閑眠)
노젓는 소리에 깜짝 놀라 한 소리 길게 우네(忽驚柔櫓一聲逺)
어느 곳 고깃배가 손님 싣고 오는가(何處漁舟客到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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