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권(卷第四十八)
열전(列傳) 제팔(第八)
향덕(向德)·성각(聖覺)·실혜(實兮)·물계자(勿稽子)·백결선생(百結先生)·검군(劒君)·김생(金生) 요극일(姚克一)·솔거(率居)·효녀 지은(知恩)·설씨녀(薛氏女)·도미(都彌)
향덕(向德)
향덕(向德)은 웅천주(熊川州)의 판적향(板積鄕) 사람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선(善)이고 자는 반길(潘吉)이었는데, 천성이 온화하고 착해서 마을 사람들이 그의 행실을 칭송하였다. 어머니는 그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
향덕(向德) 또한 효성스럽고 온순하여 당시 칭찬을 받았다.
천보(天寶) 14년 을미(乙未. 755)에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렸고 전염병이 겹쳤다. 부모도 굶주리고 병이 났으며, 어머니는 또 종기(㿈)가 나서 모두 거의 죽게 되었다. 향덕(向德)이 밤낮으로 옷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위로하였으나 봉양할 것이 없었다. 이에 넓적다리 살(髀肉)을 베어 내어 드시도록 하였고, 또 어머니의 종기(㿈)를 빨아내어 모두 무사하게 되었다.
고을의 관청에서 이 일을 주(州)에 보고하고 주에서 왕에게 보고하였다. 왕은 명을 내려 조(租) 3백 섬과 집 한 채, 구분전(口分田) 약간을 하사하고, 담당 관리에게 명해 비석을 세워 사실을 기록하여 그 효행을 드러내도록 하였다.
지금 사람들은 그곳을 효가리(孝家里)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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